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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8

  라마트라랑 살아온 지 오래됐으니까 그가 오랫동안 깨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문으로 간 젠야타. 밖으로 나오니, 겐지가 있는 걸 보고 놀라면서도 내심 기쁜 마음이 들 것 같은 젠야타. 그리고 죄책감도. 자기 생각해서 가져다준 꽃이 그 꼴이 되었으니. (겐지는 아직 모르지만) 젠야타는 꽃 생각이 나서 고개를 떨구고 이렇게 물어본다.

 

젠야타: 왜 여기에 다시 온 것이오?

 

  겐지는 연하남 특유의 그 패기와 횡설수설로 ‘지난번에는 자기가 잘못한 거 같다, 집주인분이 화나신 거 같은데 사과드리고 싶어서 왔다, 꽃을 좋아하지 않으신 거 아니냐, 괜히 자기 때문에 곤욕스러운 상황이 된 거 같아서 죄송하다.’라고 이야기한다.

   방금까지 라마트라한테 시달린 거랑 비교되서 젠야타가 웃음을 터트린다. ‘내가 오랫동안 라마트라와의 관계에서 억눌려 살아왔구나. 이게 대화구나.’ 싶은 그런 생각을 하며 젠야타가 웃으니까 겐지도 심각한 상황은 아니구나 싶어서 안심하게 된다.

 

  젠야타, 겐지가 젖어있으니까 안에 잠깐 조용히 들어가 수건이나 천(서구권 영화 보면 안 쓰는 가구 위에 덮어두는 흰 천 같은 것. 왠지 라마트라와 젠야타는 수건을 안 쓸 거 같아서. 집 안에 있는 멀쩡한 천이 침구류 아니면 이런 천)을 가져와 비 맞은 거를 적당히 닦을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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