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비가 투둑, 투둑 창문을 두드리자 그제야 젠야타의 아홉 개의 원에 불빛이 들어오고, 젠야타는 빗소리 한번 외롭게 들리면서 문소리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건 실제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젠야타의 신경 회로에 스쳐 가는 사람이 있었으나

 

  젠야타는 ‘무시하자. 그럼 그 사람도 나와의 인연은 끝을 낼 수 있겠지.' 하고 생각을 곱씹는다.

 

  비가 아까보다 더 쏟아지고 우르릉거리는 밖의 소리에 그만 젠야타는 2층 계단 앞까지 홀린 듯 걸어가게 된다.

젠야타: 날씨 때문이다. 이 날씨가 날 이렇게 만든 거야.

 

라며 젠야타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려가는데 이 생각을 문밖의 나그네가 똑같이 한다.

  겐지는 호기롭게 자기 뜻을 말했지만, 아예 생각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하루, 이틀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답답해서 밖에 나간다.

 

  아, 밖은 무심하기도 했다. 햇볕이 따뜻했기 때문이다. 너무 평화로워 보이는 밖을 보면 기분이 좋아야 할 텐데, 왜 이럴 때 그 꽃을 받은 옴닉이 생각날까.

 

‘그래, 그냥 다시 정중히 사과하러 가자. 그 집주인에게도 직접 말하자.’라는 생각과 겐지 자기 자신도 모르게 그 집 근처로 가는데 타이밍 맞게 비가 내린다.

  겐지는 후드를 덮어쓰고 ‘아, 젠장. 역시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해서 그런가? 맑은 날에 웬 날벼락이냐.’ 하며 달리는데 겐지도 '날이 맑지만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거야. 분명 그랬을 거야' 날씨 탓을 하며 젠야타와 그의 형제가 사는 곳으로 간다.

  비에 쫄딱 젖은 참새를 젠야타가 보게 되는데… …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