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앞서 그 대상이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이가 있다면 코러산트의
모두가 그를 위선자라 비웃을 것이다. 그럼에도 외면의 아름다움보단 내면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는 이곳에도 얼마든지 있다.
사랑에 빠지기 위한 조건에 ‘그는 평소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혹은 ‘얼마나 착하고 친절한지’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교하는 소수는 한수 가르치려들며 고고한 얼굴로 학을 뗀다. 그들의
진심어린 설교는 마치 수치를 알라는 듯 한바탕 자리를 휩쓸기도 하였다. 물론 그 자리엔 “저 이는 아직
스카이워커를 만나보지 못 하였구나”라는 수군거림만이 남게 된다.
코러산트에서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명성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이는 없었다. 적어도 그의 외모에 관해서는 그랬다. 오비완은 제 옆에서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젊은 제자를 흘겨보았다. 한때는 쑥스러워하는
미덕이라도 보였는데……. 이젠 “왜요, 오비완?” 하며 맑게 웃는 모습이다. 그 뻔뻔함에 누구 때문에 나까지 낯이 따갑다고 혀를 찼다. 반걸음이라도 떨어지기 위해 발길을 재촉하였으나 긴 다리로 한걸음 만에 거릴 좁혀온다. 스승은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진 김에 앞으로 해결해야 할 임무에 대한 대화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이 상황에 아일 따돌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그간의 세월을 통해 깨달은 탓이다.
사원을 향한 발걸음을 늦추진 않았다.
그의 제자는 수많은 별명을 달고 살았다. ‘천년의 제다이’, ‘선택받은 자’, ‘노예출신’, ‘실로 거만한 놈’,
그리고 이 단어를 과연 혀를 굴려 입 밖으로 내뱉는 이가 정말 존재하는지 의구심을 품게 하는
‘검은 옷의 천사’라는 호칭이 바로 그것 중 하나이다. 별명은 마치 그림자처럼 그를 좇았다. 턱 밑에 달랑거리는 파다완 브레이드가 어깨에 닿기도 전에 달갑지 않은 호칭들은 마치 호스행성의 비탈진 언덕을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덩치를 늘려갔다. 지금은 뭐, 그 눈덩이들을 한데 모은다면 얼음 행성을 하나쯤 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지금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성인이라 망정이지 어렸을 적 아나킨에겐 천부적인 미모는 때론 저주였다. 임무에 집중하기에도 벅찬 그들을 사방에서 괴롭혔고, 종종 더럽고
추악한 자들이 꼬이기도 하였다. 앳되고 가녀린 제자를 등 뒤에 숨겨가며 끈적한 추파를 던지는 이들로부터 보호하는 건 오비완의 일이었다. 울상인 아나킨을 달래며 네 잘못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설명하는 것도 오비완의 몫이었다.
“그래도 스승님을 힘들게 만든 건 결국 제 잘못이지요?”
라고 묻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팠던가. 그렇지 않다고 말을 해주어도 눈물을 거두지
못하는 아이에게 마치 장난처럼 그런 말을 했던 것도 같다. 이건 네가 포스의 사랑을 가득 받은 탓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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